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025년 회고
    일상/Everything 2026. 1. 3. 02:12
    SMALL

    AI 시대의 개발자, 그리고 나의 위치에 대한 생각

    요즘 회사에서는 모바일 개발뿐 아니라 웹 프론트엔드와 서버 개발까지 함께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맡은 일의 범위는 분명 넓어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AI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혼자였다면 최소 이틀은 걸렸을 작업을 단 몇 분, 길어야 몇 시간 만에 결과물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요즘은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보다, 검수하고 테스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변화는 긍정적인것 같습니다. 모바일 개발만 해오던 제가, 다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 또한 크게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문서를 뒤지고, 글을 찾아 읽고, 직접 부딪히며 이해해야 했다면, 지금은 AI의 도움으로 훨씬 압축적이고 밀도 높은 학습이 가능해졌습니다. 단순히 속도가 빨라진 것이 아니라, 이해의 진입 장벽 자체가 낮아졌다고 느낍니다.

     

    이런 변화를 겪으며, ‘전문가’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특정 플랫폼이나 프레임워크를 깊이 있게 다루고, 그 안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 전문가라고 여겨졌다면, 지금은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고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여전히 자신이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전에는 거의 알지 못했거나, 아주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영역이라도 전체 그림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면, AI의 도움을 받아 구현까지 이어지는 일이 충분히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은데,
    인프라는 어떻게 가져가고,
    백엔드는 어떤 프레임워크를 쓰고,
    DB는 무엇이 적합하고,
    프론트와 모바일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예전 같았으면 이 모든 것을 직접 설계하고, 코드로 구현하는 과정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각 영역의 세부 구현을 모두 완벽히 알지 못하더라도, 큰 그림을 그리고 구조를 설계한 뒤 AI에게 구체적인 구현을 맡김으로써,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수준의 MVP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느낍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지는 이제 4~5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ChatGPT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불과 2~3년 사이에 이 정도까지 발전할 줄은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AI의 발전이 결국 개발자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특정 프레임워크나 플랫폼에만 익숙하고,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개발자들은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연어만으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조율하고 관리하며 방향을 잡아줄 사람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결국 살아남는 사람은, 도구를 거부하지 않고 더 넓은 시야에서 시스템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넓게 보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앞으로도 개발자로 계속 살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참 묘합니다. 경력이 쌓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10년 차 개발자보다 1~2년 차 주니어가 더 뛰어난 경우도 많습니다.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다 보면 “아, 머리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자주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머리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를 공부하고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 자체는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저보다 뛰어난 분들은 정말 수없이 많지만, 계속해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지금의 고민과 생각들도, 언젠가 돌아봤을 때 또 하나의 성장 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LIST
Designed by Tistory.